팀 켈러(Timothy Keller)
두란노
32판
나는 내가 하는 일, 앞으로 해야될 일들을 어떻게 주님이 주신 사명과 연관시킬수 있을까? 내가 앞으로 직장이나 사업 등 어떠한 형태로 사회에 나간다면 어떤 모습으로 자리 잡아야 될까? 애초에 내가 하려는 일들은 하나님이 알려주신 일이긴 한걸까? 당장 자율주행이라는 큰 카테고리만을 정한 상태로 이를 한 업으로 삼을 경우 내가 할 수 있는 주님이 기뻐하실 만한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기 어려워 책을 들었다.
1.
크리스천의 노동은 섭렵하시는 하나님의 사역의 연장으로 이웃을 바라보며 어떻게 그이들을 위해 탁월하게 일할 수 있을지 물어야 한다. 후자는 모든 영역에 적용된다. 농부나 요리사는 음식에 얽힌 이웃의 필요를 채운다. 정비공은 자동차와 관련해 기술적인 도움을 받고자 하는 이웃의 필요를 충족시킨다.
pg 229
우리는 결국 내가 아닌 타인을 위하여 일을 한다. 사랑이 기본이 되는. 내가 이 일을 하면서 어떻게 이웃을 도울 수 있을지, 어떻게 이웃의 필요를 채울 수 있는지에 대한 답변이 기본적으로 깔려있다.
2.
물론 크리스천이라면 누구나 예수님을 믿지 않는 이들과는 완전히 다른 내면의 동기를 가지고 일을 해야 하며, 이는 자질과 정신, 정직성에 명확한 차이를 불러올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크리스천 근로자들이 주님을 모르는 이들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비행기 엔진을 제작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므로 세계관의 측면에서만 일을 보고 하나님의 섭리와 사랑이라는 차원에서 살필 줄 모른다면, 은연중에 성경이 가르치는 일의 개념과 원리가 노동자 계층과는 별 상관이 없는 걸로 여기는 꼴이 된다.
pg 229-230
크리스천이라고 꼭 일을 다르게 하나? 같은 파스타를 만들더라도 크리스천이라고 해서 특별한 소스가 있거나, 조리법이 다르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크리스천이 하는 일과 비크리스천이 하는 일을 동일시하면 안된다. 사랑이 가미된 일은 그 가치로 더 뛰어나다. 내가 만들 이 음식이, 내가 제작하는 이 자동차가, 내가 설계한 이 기술이 타인의 유익을 위해서라는 생각을 항상 유념하자.
3.
죄에 대해 이처럼 얄팍한 관념은 성적으로 부도덕하거나, 불경건하거나, 정직하지 못하거나, 폭력적인 행동을 유발할 수 있는 요소들이 눈에 띄지 않도록 치워 버리는 게 안전하다는 생각으로 이어진다. 그렇게 문화적인 '텍스트'에서 몸을 빼내면 죄스럽다는 느낌이 덜 들지 모르지만 실은 어리석기 짝이 없는 짓이다. 복잡하고 유기적인 죄의 속성은 여전히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도덕적인 순결, 재정적인 안정, 순수한 교리, 문화에 대한 자긍심 따위의 긍정적인 요소들로부터 갖가지 우상을 만들어 내고 있기 때문이다.
... 그러므로 '우상을 만들려는 마음의 강박적 욕구'로 죄를 규정하는 '두터운' 신학적 시각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무작정 도망치거나 무절제하게 소비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고 겸손하면서도 비판적인 자세로 문화에 참여할 수 있다.
pg 239-240
그렇다고 단순히 일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일을 하는 노동자이기 전에, 한 크리스천이다. 그리고 우리의 사방에는 죄가 깔려있다. 심지어는 우리 중심에도 그 죄가 만연하다. 때로는 이 죄를 일으키게 하는 요소들을 멀리함으로서 임시방편으로 문제를 해결하지만 이는 완전하게 해결할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 이렇게 죄에 취약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해결책을 작가는 말해준다.
4.
크리스천이라 할지라도 올바른 신앙이 이끌어갈 정점에 섰다고 볼만큼 선하지 않으며, 예수님을 모르는 이들이라 할지라도 그릇된 신념이 끌어갈 가장 낮은 바닥에 이르렀을 만큼 악한 게 아니다. 따라서 어느 분야의 일을 하든지 양쪽 모두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서서 그 문화와 표현들을 비판적으로 즐길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반쪽짜리 진리를 알아보고 우상을 배격하는 법을 배우는 한편, 삶의 모든 국면에서 정의와 지혜, 진리와 아름다움의 흔적들을 분별하고 만끽하는 비결을 익힐 힘이 생긴다. 문화에 참여하는 길과 관련된 복음과 성경의 가르침을 올바르게 받아들인 크리스천이라면, 동료와 이웃들이 하는 일의 이면에서 움직이는 하나님의 손길을 누구보다 잘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pg 244-245
나쁜 크리스천, 착한 비크리스천. 어디서든 볼 수 있다. 때때로 나는 교회에 더 애정을 가지고 다니기 시작하고 그 안에 사람들을 바라보며 꼭 교회를 다닌다고 다 선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반대로 꼭 교회를 다니지 않는다고 해서 다 이상한 사람들도 아니다. 이러한 경험들을 토대로 우리는 그 중간에서 그들과 적절한 거리를 두고 때로는 비판적이게, 때로는 즐길 줄 아는 사람이어야겠다. 요즘 교회가 아닌 곳에서 크리스천을 찾기란 매우 어렵다. 당장 학교만 봐도 크리스천은 거의 없다. 설령 그들 중 크리스천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행동하는 이들은 더 찾기 힘들다. 하지만 그렇다고 만약 그들을 배척할순 없다.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로서 세상에서 복음을 전해야되는 사명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마음에 간직하고 유연하게 내가 있는 자리에 임해야된다.
5.
성경말씀에 따르면, 지혜는 단순히 하나님이 제시하시는 윤리 기준을 따르는 수준을 넘어, 도덕률이 명쾌한 답을 주지 않는 인생사의 80퍼센트에 이르는 영역에서 마땅히 해야 할 바를 알려 준다. 어떤 직업을 가질지, 공부를 더 해야 할지 말지, 누구와 결혼하거나 친구가 될지, 언제 과감하게 입을 열거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침묵해야 할지, 거래 조건에 합의해야 할지 자리를 차고 일어나야 할지 콕 집어 말해 주는 성경의 법칙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릇된 결정은 인생을 송두리째 앗아 갈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지혜로워져서 훌륭한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 성경은 지혜를 쌓는 데는 몇 가지 길이 있다고 설명한다. 첫째로, 하나님을 믿을 뿐만 아니라 인격적으로 알아 가야 한다. ...
둘 째로, 자신을 알아야 한다. 잘못된 결정 가운데 상당수는 자신의 실체와 뜻을 이룰 능력이 없음을 절감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다. ...
셋째로 경험에서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어리석은 심령은 경험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다. ...
...
그렇다면 성령님은 어떻게 임하셔서 지혜를 베푸시는가? ... 다시 말해, 지식과 경험을 총동원해 고민하고 검통한 끝에, 성령님께 맡기겠다는 지혜로운 결정을 내렸다는 뜻이다.
pg 261-263
6.
복음이 말하는 안식일과 쉼이 주는 유익을, 홀로 기도하고 성경 보는 것처럼 개인적인 차원에서만 생각한다면 그릇된 판단이다. 하나님은 믿음의 형제 자매들과 나누느 교제를 통해서도 크리스천들을 든든히 서게 하신다. 그러기에 바울은 그리스도를 좇는 이들에게 "너희가 짐을 서로 지라.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법을 성취하라"(갈 6:2)라고 당부했다. 반면에 예수님은 짐을 벗겨 주시겠다면서(마 11: 28-30) 날마다 대신 져 주시는(시 68:19) 하나님께 걱정과 부담을 모두 맡겨 버리라고(벧전 5:7) 말씀하신다.
pg 294
일. 하나님께서 아담에게 준 저주이지만 우리에게 준 축복이다. 당장 일을 하는 것은 아니라 적용은 어렵겠지만 꼭 일이 아니어도 삶을 대하는 태도를 알려준다. 우리는 크리스천으로서 끊임없이 반복적으로 스스로를 되돌아보며 우리의 정체성을 정의해야된다. 우리가 왜 일을 해야되고, 그 일의 목적은 무엇이며, 그 일을 대하는 자세 등을 알려주며 이 책은 한 사회인으로서 스스로를 정의할 때 도움을 준다.
읽고나서 내가 가진 의문들에 대한 답변을 조금 해보자. 정확한 직무, 연구 분야에 대한 생각은 없다. 그저 적당한 회사에 들어가서, 내가 하는 일들에 최선을 다하며 그렇게 되면 어느정도 내 전문성이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다. 공채시즌이 다가오면 회사마다 뽑는 자리가 있게 될텐데 그 중 내가 해온 것들과 가장 엮을 수 있고 또 나의 기호에 맞는 직무에 원서를 넣으려고 했다. 크게는 자율주행이고, 관련된 분야 아무 곳이나 가면 되겠지와 같은 안일한 생각은 하면 할수록 더 내가 어떻게 이 일로 주님이 주신 사명과 연관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답을 찾기가 어려웠다. 그럴수록 내가 할 수 있는 일인지에 대한 불안감은 커져갔고 외면하고 싶은 마음 역시 깊어졌다. 다만 세상이 자율주행으로 운용되고 그러한 세상이 찾아오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있었다. 그저 자동차가 좋아서, 그리고 자동차를 개발하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여기까지 오게 된건데, 그러다보니 이제와서 이 일이 내 이웃에게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생각하다보면 너무 끼워맞추기 식은 아닌가 라는 생각으로 이어져서 그 생각을 그만두기 마련이었다.
책을 읽었다고 해서 나의 상황이 바뀐건 별로 없다. 역시나 나는 세부 직무 등을 정하지 못했고,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하루하루를 보낼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이 일을 통해 어떻게 하나님의 복음 전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하루하루 기대로 살아가는 것이 내가 해야될 일이다. 당장은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이 혼자서 원하는 곳으로 이동하려는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을거고, 이동 시간 동안 다른 무언가를 할수 있는 추가 시간을 필요한 이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등 그 방식은 무긍무진하리라 믿는다. 그러한 필요를 하는 이들을 사랑하고 그 사랑을 바탕으로 더 노력하는 내가 되자.
사도행전 15장에는 이방인들이 모세의 율법을 따라야되냐 마냐에 대해 예루살렘 교인들이 많은 토론을 거친다. 결국 그들 역시도 스스로 질 수 없는 짐임과 동시에 그런 짐을 이방인에게도 지게할 순 없다는 점을 인정해 그들에게 가장 최소한의 지켜야될 것들만 알려준다. 지식과 경험을 통해 결론에 도달하고 결과는 성령님께 맡기다는 이들의 모습을 옅볼 수 있다. 이처럼 내가 탁월한 실력을 갖추도록 만드는 요소들(지식과 경험)을 최선을 다해 쌓으며 이 모든 것들을 하게 해주신 주님께 감사드리고, 이를 통해 만들어진 모든 결과들은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것이며 모든 영광을 주님께 올려드리는 한 크리스천으로 살아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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